산토 아우구스티노 교회와 아우구스티노 어머니 모니카의 무덤(Basilica of Sant

초기 그리스도교 안, 여성리더십 탐방기 3)
산토 아우구스티노 교회와 아우구스티노 어머니 모니카의 무덤(Basilica of Sant' Agostino and the tomb of Agostino's mother Monica) 

사실 로마에서 제일 처음 들어 간 교회가 성 어거스틴과 그의 어머니 무덤이 있는 교회였다. 숙소인 도무스의 바로 옆에 있어서 아주 쉽게 갈 수 있었다. 이번 로마 성공회센터의 여성리더십 코스에서 다시 한 번 찾기 전까지는 눈여겨 보지 못했지만 놀라움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교회였다. ‘기적은 늘 내 발 아래에서 일어난다. 다만 깨닫지 못할 뿐’이라 앎이 스쳐지나갔다. 다시 방문해서 보니 교회 곳곳은 아름다운 프레스코화와 그림들이 있었다.

1483년 로마카톨릭교회가 지은 이 교회는 초대 로마교회 중 하나이며 18세기에 다시 복원된 바 있다. 화려하기 보다는 품위 있는 실내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이 교회에는 곳곳에 라파엘과 카라바조의 작품이 배치되어 있었다. 정면으로 바라보는 제대와 옆으로 소제단들이 모두 작품들이었다. 뒤쪽의 카라바조의 <로레타의 마리아> 작품이 함께 있는 제대도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카라바조의 빛을 다루는 솜씨가 나를 압도했다. 작품 속 젊은 어머니는 벌거벗은 아이를 안고 있었다. 두 노인이 먹을 것을 구걸하지만 그들에게 아기를 지키려는 젊은 어머니의 마음이 빛으로 표현되어 있다. 
마치 성 어거스틴을 성인의 반열에 오르기까지의 어머니 마음을 잘 나타내는 듯하다. 성인이 있기까지 그 뒤에 어머니들의 오랜 기도와 기다림은 얼마나 깊었을까 생각해볼 수 있었다. 망나니에서 성인까지의 그 길 동안 얼마나 많이 울고 울었을까 그녀의 삶은 결국 많은 글을 남기는 어거스틴에게 이어졌으며 교회 안에 많은 가르침을 주고 하느님 안으로 사람들을 이끌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무엇일까” “교회란 어머니의 품과 같은 것이가” 등등 아주 많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기도하는 내내 여성성과 모성에 대한 이미지를 생각할 수 있었고, 교회가 가진 이미지 또한 여성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와 나란히 있는 도서관에는 고서(古書)들이 즐비하게 있었다. 교회의 고향답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연스럽게 원서로 공부할 수 있는 신학도를 보니 저 많은 고서들에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하고 궁금해졌다. 물론 읽을 수 없었지만 그들의 열정을 보는 것으로 그들의 태도를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이런 것들에도 불구하고 가장 마음을 울린 것은 교회 정면 왼쪽 가장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작은 제단이었다. 잊을 수가 없었다. 성 모니카의 시신을 모시는 제단이었다. 고요하게 작은 채플실에 들어가서 앉아서 우리 모두는 모니카의 생애에 집중했다. 성 어거스틴의 사상적 뒤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그녀를 치맛바람으로 말할 수 있을가. 뒷 자리에 배치되어 있는 어머니. 모니카의 무덤. 과거의 성인 여성의 삶, 그리고 어머니로서의 삶이 현재의 내게 뼛속까지 영향을 끼쳤다. 
내가 이 로마에서 배우고자 하는 것은 결국 과거와 현재의 교회 안의 여성의 리더십을 연결시키는 것이 아닐까. 그것은 없는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다만 잊혀지고 알려지지 않을 뿐이다. 그 일을 하러 여기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