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에 관하여
4) 기쁨의 찬양 ‘시편’
언어에 관하여 시리즈
1) 한 처음, 말씀 2) 바벨탑 사건과 성령강림 사건 3) 예언자들의 언어 4) 기쁨의 찬양, ‘시편’ 5) 알아듣지 못하는 제자들 6) 바울의 서신들 7) 요한 묵시록의 언어 8) 완전한 언어, ‘사랑’
위와 같은 순서로 언어에 관한 시리즈를 기획합니다. 이 시리즈는 성서에 근거하여 일상의 언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기획의도를 맞추고 있습니다. 때문에 언어학적인 관점이나 철학적인 접근이 이루어질 것이라 상상하지 못합니다. 다만, 성찰을 이어갈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로 ‘언어’를 삼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문학 장르 중에 우리의 뇌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어느 강연을 들으러 참석했을 때 받은 질문이다. 뇌를 자극하는 즉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르를 꼽아보라고 했다. 나는 한참을 생각했지만 답을 맞추지는 못했다. 답은 ‘시’였다. 함축된 언어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뇌가 가장 왕성히 활동한다는 설명이었다. 시는 우리를 상상하게 한다. 그것은 그곳에 있는 여백 때문에 그러할 것이다. 빈틈은 우리들에게 무궁한 가능성을 선물해준다. 그래서 여백은 쉼이며 호흡을 가능하게 해준다.
어느 날 무심코 들은 광고 하나가 나를 흥분으로 몰아넣은 적이 있다. ‘당신이 상상하는 그 이상’ 어느 전자회사의 핸드폰 광고에서 본 문구이다. 섬뜩했다. 내가 상상하는 것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그 자부심이 무서웠다. 내 상상의 세계를 자본이 기계가 점령할 수 있단 말인가. 기가 죽으면서 자본의 자부심으로 기가 죽기도 했다. 나를 섬기는 것처럼 적고 있지만 사실은 내 상상력 따위는 자본을 얼마든지 뛰어넘을 수 있다는 거만함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나의 상상의 세계는 미지의 세계이며 거기에는 신령한 곳이어서 나의 기도로만 문이 열리는 데 눈앞에 도래한 기기와 매체들은 더 멋진 것을 만들 수 있다고 우리를 현혹시킨다. 우리가 세상 속에서 하느님을 점점 잃어버리는 것은 어쩌면 상상의 세계를 점령당하기 때문이 아닐까.
침묵은 우리를 풍성하게 한다. 말이 없는 사람들은 말이 많은 사람을 늘 이기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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