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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집 영성 3)우리는 노동하는 사람으로 살고자 한다.

작성일 : 2017-06-17       클릭 : 324     추천 : 0

작성자 원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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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집 영성
3) 우리는 노동하는 사람으로 살고자 한다.


이쁜이 에스더 사제

 

우리에게 ‘노동’은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떠올리면 ‘쉼’이나 ‘힐링’이 먼저 떠오르고, ‘노동’은 그 반대편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노동’은 쉼을 위해서 감내해야 하는 고통으로만 생각합니다. 그것은 성경에서 기인한 바도 있습니다. 창세기에 보면 에덴동산에서 사람(Adam)이 죄를 짓고 그에 해당하는 결과는 ‘노동’을 벌로 받았습니다. 죽을 때까지 먹고 살기 위해 하느님은 노동을 벌로 주셨습니다. ‘노동=벌’이라는 등식은 사람을 고통의 굴레에 몰아넣으며 고통 가운데 있게 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노동’은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제일 먼저 하셨던 일이었습니다. 그 분은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물을 가르시고 진흙으로 사람을 빚어 당신의 형상을 잘 살피고 그대로 만드셨습니다. 노동을 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여정에 동참하는 일입니다. 나눔의집 영성 세 번째는 그리하여 ‘우리는 노동하는 사람으로 살고자 한다’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노동을 하면서 당신의 사역에 동참합니다.  

 

노동은 고통이 아닙니다. 노동을 한다는 것은 그 분이 하셨던 일을 그대로 해보는 일입니다. 세상을 창조하신 그 마음을 배우는 일입니다. 에덴동산에서 벌로 받은 노동은 그 분에게 돌아가기 위한 깨달음의 선물입니다. 노동을 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헤아려가는 소중한 여정이 허락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당신 품으로 진정으로 돌아오기를 바라셨습니다.  

 

하지만 우리 이웃들에게 노동 현장은 너무나도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합니다. 자본주의 시대의 노동은 너무나도 고됩니다. 특별히 우리 이웃들에게 더욱 그러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노동시간은 더욱 길고 일터는 너무 고됩니다. 밥을 먹을 공간도 쉴 공간도 배려 받지 못한 채 힘든 노동을 감당해야 합니다. 노동의 댓가는 현실을 살아가기에는 너무 부족하고 기회를 얻지 못해 나락으로 빠지기 쉽습니다.  

 

그들은 손과 발을 사용해 수고하는 몸의 노동입니다. 그들은 몸으로 일하며 몸으로 하느님 사역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이런 노동을 바닥 노동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현실은 먹을 것, 입을 것, 살 곳을 짓는 노동을 귀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나눔의집은 바닥노동이 지켜지며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를 원합니다. 몸의 노동을 하는 이들이 없다면 우리 사회는 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나눔의집은 바닥 노동 하는 이들이 오히려 부채에 시달리는 현실에 반대합니다. 나눔의집은 처음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시는 수고를 기억하며 손수 하는 모든 노동의 가치를 귀하게 보는 일들을 지향합니다.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일자리 사업’과 ‘진로지원사업’은 이에 기반합니다. 노동을 할 기회를 일자리에서 찾으며 그들이 꿈꿔나가는 길은 하느님이 사람을 창조하신 목적과 부합한다고 믿습니다. 그들의 노동은 마땅히 귀하며 하느님의 소중한 선물입니다. 그들의 수고에 나눔의집도 함께 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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