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에서 나무 찾기”

씨앗에서 나무 찾기”

국충국 아모스 신부/ 대소원교회

겨자씨는 모든 씨앗 중에서 가장 작은 것입니다. 작은 것들은 관심이 덜 가고 잊혀져버리기 쉽습니다. 잃어버리기도 쉽고, 찾기도 어렵습니다. 민감하지 않으면 소중함을 잊기 쉽습니다. 그 본질을 잊기 쉽습니다. 바쁘게 일상을 살다보면 왜 우리가 바쁘게 살아가는지 이유를 잊어버린 채 마치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살게 됩니다.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작은 식당을 시작했다고 합시다. 그런데 시작한 식당이 너무 잘되어 바빠지고, 그러다보니 식당에 마음을 빼앗겨 가정에는 등한해져 버렸습니다. 식당이 목적이 아니라 가정의 행복이 목적이었죠. 결국 부는 얻었을지 모르나 행복이라는 씨앗은 잃어버리고 만 것입니다. 제대로 된 씨앗은 점점 자라나 결국 처음의 그 씨앗들을 만들게 되어 있습니다. 바쁘고 고된 일상 속에 살고 있지만, 우리를 살게 하는 첫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분명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고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겨자씨는 가장 작으면서 가장 큰 것을 그 안에 담고 있습니다. 겨자씨는 잘 보이지 않지만, 겨자씨가 자라나 나무가 되면 새들이 깃들어 살 수 있을 만큼 자랍니다. 아주 작은 겨자씨 씨앗 속에 나무(세상)가 있습니다. 그러나 씨앗을 쪼개어 본다고 해서 그 나무를 찾을 수는 없습니다. 씨앗을 분해할 수 있지만 그곳에 숨어 있는 나무를 발견해 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진리도 작은 씨앗과 같습니다. 진리를 알기 위해서 분석하고 자르고 나누어 보는 것으로는 근원을 알아내기 어렵습니다. 씨앗에 들어있는 나무를 보려면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기다림이 있어야 싹이 나고, 새들이 깃들만큼 자라납니다.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며 꾸준히 성찰의 삶을 살아가면 어느 새 사람들이 기대어 쉴 수 있는 큰 나무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누룩의 비유를 생각해봅니다. 어린 예수님은 어머니가 밀가루를 반죽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날 그 반죽이 엄청나게 부풀어 오른 것을 보고 깜짝 놀랐겠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도 이와 같다고 하십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누룩은 가루 속에 없어졌지만, 반죽을 부풀리고 부드럽고 맛있게 하였습니다. 하느님은 “없이 계신 하느님”입니다. 복음이 우리 삶 속에서 완전히 녹아질 때, 우리 삶은 살 맛 나는 행복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 점점 부풀어 오르는 반죽처럼, 하느님 나라는 우리 안에서 더욱 커 질 것입니다.

밭에 숨겨 있는 보물이 밭의 가치보다 더욱 크기에 그 보물을 발견한 소작인은 전 재산을 다 팔아 그 밭을 구입합니다. 좋은 진주 한 개의 가치는 못생긴 진주 1,000개 보다 더 값집니다. 모든 재산을 다 팔아서 간직해야 할 값진 진주와 같이 하느님은 온 세상 보다 값진 분이십니다. 내 모든 것을 들여서 찾고 또 찾아야 하는 분입니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마침내 삶의 끝에서 그물에 끌려 올려 진 물고기들이 분류되듯이 나의 삶은 그 분 앞에서 평가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 평가기준은 이 세상의 기준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말이죠. 없이 계시는 하느님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작은 씨앗에서 큰 나무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신자 되길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