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수잔 앤더슨(Suzanne Anderson)이란 여인이 있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눈 수술을 받다 실명했습니다. 그때부터 남편은
아내의 직장 출퇴근을 도와주었습니다. 얼마 후 남편이 말했습니다.
“여보! 계속 이럴 수 없으니 내일부터는 혼자 출근해요.”
그 말에 남편에게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그녀는 이를 악물고
혼자 출퇴근했습니다. 여러 번 넘어지며 서러워 눈물도 흘렸지만
점차 출퇴근이 익숙해졌습니다.
그렇게 보름쯤 지날 무렵, 그녀가 버스를 탔을 때 운전기사가
무심코 말했습니다. “부인은 좋겠어요. 좋은 남편을 두셔서요.
매일 한결같이 부인을 살펴주시네요.” 알고 보니 남편은
매일 아내가 버스를 타면 같이 타 뒷자리에 앉으며
아내의 출퇴근길을 말없이 등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살면서 때로 넘어짐과 서러운 눈물도 있고, 상처와 고독도 있지만
그때도 나의 등 뒤에는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내 앞에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없어도
내 뒤에는 그 누군가가 반드시 있습니다. 나는 그 사랑을 떠나도
그 사랑은 나를 떠나지 않습니다. 문제는
‘사랑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쌍둥이도 다르고 아침 해와 저녁 해도
다르지만 그 사랑은 영원히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 사랑은 내가 사랑받을만한 존재가 되었을 때만
그 존재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 사랑은 내가 배반해도 변함없고,
내가 실패해도 변함없고, 내가 못난 모습을 보여도 변함없습니다.
그 사랑을 배경으로 내일의 지평을 담대하게 열어 가지 않겠습니까?
왜 그렇게 두려워하십니까? 왜 그렇게 염려하십니까?
이미 내 삶의 곳곳에는 그 사랑의 손길이 넘쳐있습니다.
돌아보면 보입니다. 돌아보아도 안 보일 때는 돌이키면 보입니다.
마음과 생각을 돌이키면 이미 내 앞에 와서
환하게 미소 짓고 있는 ‘내 등 뒤의 사랑’이 보일 것입니다.
내가 그 사랑을 향해 한 걸음 내딛으면 그 사랑은
나를 향해 열 걸음 달려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