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사 보도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1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68달러로 책정된 공모가보다 38%상승한 93.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고 한다. 그리고 첫 거래일에 시가총액이 630억 달러 늘어난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2314억 4000만 달러(한화 약 241조 6000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이것은 동종업체인 미국의 아마존과 이베이를 합친 것보다 많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 인터넷 기업 순위에서 미국의 구글(4031억 8000만 달러)에 이어 2위다.
이번 알리바바의 미국 상장으로 세계 6대 인터넷 기업은 미국의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과 중국의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로 전세계 IT업계에 이른바 'G2'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특히, 전자상거래 분야에선 알리바바는 년간 상품 교역액이 15,420억 위엔(2480억 달러)로 미국의 아마존의 2배, 이베이의 3배에 달한다.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중국의 모바일 전자상거래 시장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 중 알리바바가 76.2%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전자상거래의 급증으로 물류량 역시 증가하고 있는데 알리바바 상품의 물류량만 연간 50억 개로 미국 택배업체 UPS의 43억 개보다도 많다.
그런데 혹자는 알리바바와 같은 중국의 인터넷 기업이 왜 자국 증시에 상장하지 않고 외국에 상장한 것인지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투자안목의 부재이다. 월급 12달러 영어강사였던 마윈은 부업으로 절강성 항조우에 자그마한 번역회사를 하다가 미국출장을 계기로 인터넷 비즈니스에 눈을 떴다. 그래서 친구들로부터 50만 위엔(한화 약9000만원)을 빌려서 1999년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를 설립하였다. 마윈의 고향 절강성은 중국에서 가장 많은 민영기업이 있는 곳으로서, 특히 상업의 귀재라고 하는 절강성 온주 상인들은 돈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갖고 각종 사업에 투자하여 엄청난 부를 일구고 있다. 그러나 알리바바가 창업할 때, 마윈을 돕기 위해 50만 위엔을 투자한 18명의 절친한 벗들을 제외하곤 절강성의 그 어느 은행이나 자본가들도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이들에겐 당장 돈이 되는 건설이나 제조업만 관심의 대상이었다. 결국 눈 앞에 이익만을 쫓는 이러한 중국의 투자행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지 못했고 그것이 갖고 올 더 큰 부를 놓치는 어리석음을 범한 것이다.
둘째, 중국증시의 경직성이다. 중국대륙 내에서 기업공시(IPO)를 하려면 전통제조업에 요구되어 온 규정들을 충족해야만 한다. 예를 들면, '2, 3년간 지속적으로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순 이익이 1000만 위엔이거나 영업이익이 최저 5000만 위엔 이하로 떨어지면 안 된다' 등, 막 창업한 대부분의 IT기업이 실현하기 어려운 조건들이다. 만일 위에 언급한 조건 대신에 이용고객이 일정 정도 도달해야 한다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었다면 IT기업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어찌되었던 알리바바뿐만 아니라 '요우쿠', '투도우', '찡동'과 같은 잘 알려진 IT기업들도 중국내륙 증시(A주)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더욱이 중국정부의 까다롭고 복잡한 심사를 거쳐 정식으로 상장되는데 2, 3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자본조달이 시급한 신생IT기업으로서는 심각한 생존의 위기에 몰리기 쉽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의 IT기업은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되었다. 그 결과 외국투자자가 일정 정도 지분을 갖는 '외자기업'으로 된 것이다.
알리바바 역시 동일한 이유로 창업 1년 만에 해외로 나가 투자자를 물색해야만 했다. 올해 미국에서 알리바바를 상장하면서 마윈은 "15년 전 200만 달러를 얻기 위해 미국에 왔을 때, 30개 회사로부터 모두 거절 당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나는 이곳에 다시 왔고, 더 많은 돈을 가지고 갈 겁니다"라고 말했듯이, 당시 IT변방 중국의 한 조그만 회사로선 실로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2000년 그는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을 만났고 6분이라는 짧은 면담 결과, 손정의는 2000만 달러를 알리바바라는 신생기업에 투자하여 34.4%의 최대주주가 되었다. 그리고 이번 알리바바의 뉴욕상장으로 손정의의 소프트뱅크는 540억 달러라는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되었다.
현재 알리바바는 최대지분을 가진 소프트뱅크 외에 야후가 22.6%, 마윈이 8.9%, 차이종신 부이사장이 3.6% 그리고 기타 30.5%로 이루어져 있다. 손정의 야후 재팬, 마윈의 야후 차이나 등 야후 역시 이번 알리바바의 미국상장으로 기사회상을 하였다고 한다.
박봉의 영어선생인 마윈은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읽고 알리바바를 창업하여 전자상거래, 모바일 금융, 게임 등 여러 방면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깔아놓은 멍석 위에 수많은 중소기업과 소액 창업자들이 부를 일굴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한다.
"열려라, 참깨!"를 외치며 보물창고의 문을 연 중국의 알리바바 마윈, 그리고 그 창고에 보물이 있음을 본 손정의 혜안. 21세기 글로벌 IT 영역의 커다란 지평을 개척해 가는 마윈과 손정의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 본다.
이경래 중국 텐진대 상경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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