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래 신부 칼럼  
 

전환기에 놓인 매스 미디어 산업(디지털 타임스 2014.9.11 칼럼)
작성일 : 2014-09-29       클릭 : 306     추천 : 0

작성자 베드로  
한국처럼 중국도 추석이나 설과 같은 전통명절을 지낸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았을 적엔 오랜만에 가족끼리 모여 음식을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거나 또는 길거리 가판에서 파는 불법복제 DVD를 사다가 다 함께 영화를 보면서 여가를 보내곤 했다. 그러나 급속한 경제발전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적지 않은 중국인들이 이제는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관람하거나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각종 볼거리를 향유하고 있다.

중국의 영화산업은 연평균 약30%씩 고속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2012년에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다. 차이나와 할리우드의 합성어인 '찰리우드(Chollywood)'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세계 영화시장에서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비록 중국의 소득대비 영화티켓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비싼 편이지만, 2002년 1,845개에 불과했던 스크린 수가 2012년 13,118개(한국 2,616개)로 6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볼 때, 시장전망은 매우 낙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 영화산업계는 나날이 커져가는 중국 영화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몇 년 전, '아이언맨3' 중국판이 논란거리가 되었다. 미국판에는 등장하지 않는 중국 여배우 판빙빙이 등장함은 물론 영화 속에서 아이언맨이 중국음료를 마시는 웃지 못할 장면이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할리우드를 필두로 한 대형 영화제작사들이 중국과의 합작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중국시장이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큰 영화시장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 이면에는 중국의 외국영화 수입제한 조치를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사실, 중국에서 방학기간과 춘절이 있는 매년 7월과 8월 및 12월과 1월은 최고 성수기이다. 그래서 자국영화를 보호하기 위해 이 기간에는 다른 기간보다 더욱 심하게 외국영화 수입제한을 가한다.

이처럼 중국의 보호장벽의 높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7월 시진핑 주석 방한 때, 한중 합작영화는 외국영화가 아닌 자국영화로 인정하기로 발표했다. 이것은 수익률 배분에 있어서 구미가 당길만한 제안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제작된 영화가 정식으로 수입될 경우, 제작사는 박스오피스 수입의 25%만 가져갈 수 있지만, 한중 합작으로 제작하면 중국영화로 분류되어 제작사가 43%에 달하는 수입을 취할 수 있다. 이러한 제안은 중국입장에서 볼 때, 발달된 선진 영화를 익힘과 동시에 중국적 요소가 가미된 영화를 통해 중국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싶은 바램도 있다고 하겠다.

위에서 간단히 언급한 영화 외에도 드라마, TV, 음반, 인터넷 방송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과거 중국중앙방송(CCTV)이 가지고 있던 막강한 영향력이 흔들리고 그 자리에 민간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영화, 드라마 제작방면에서는 '화이브라더스'가 CCTV 자회사인 'CTV미디어'보다 더 큰 규모로 발전 중에 있다. 1994년 설립한 '화이브라더스'는 왕종쥔, 왕중레이 두 형제가 시작한 영화사인데, 최근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도 여기에 투자하고 있다. '화이브라더스'는 영화와 드라마 제작 외에도 영화관 사업, 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을 통해서도 부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지금껏 중국정부의 공식 매스컴인 CCTV는 저우융캉 부패사건에 연루되어 체포된 CCTV 부사장 리똥셩과 유명 앵커 루이청강 및 여자 앵커 예잉춘, 션빙, 그 밖에 적지 않은 임원들이 포함되어 크나큰 신뢰를 잃었다. 비록 지금도 매일 저녁 7시에 CCTV '신문련보'-한국의 9시 뉴스와 같은-가 전국 모든 방송에 의무적으로 송출되어 중국정부의 중요한 선전수단 역할을 하곤 있으나, 1998년 40%에 달했던 시청률은 지금은 5%에 불과할 정도로 약화되어버렸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도시민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러한 이탈현상은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제4차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전통 미디어와 신흥 미디어의 융합발전, 뉴스전파와 신흥 미디어의 발전 규율 준수, 인터넷 사고방식의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언론개혁 및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경쟁력 있는 주류언론을 만들어 내고, 전파력과 공신력, 영향력을 가진 신형 미디어 그룹을 만들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과제도 제시했다.

경제발전과 IT기술의 발전으로 급변하는 중국의 매스 미디어 환경 속에 선전도구로서의 위력을 상실한 관영언론에 대한 중국정부의 위기감, 나날이 커져가는 중국 매스 미디어 시장과 거대 민영회사의 등장, 그리고 거대한 중국 매스 미디어 시장에 진출하려고 하는 외국기업들의 도전! 중국의 매스 미디어 산업은 지금 크나큰 전환기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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