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래 신부 칼럼  
 

외국 드라마 규제정책과 한류(2015.1.23 디지털 타임스 차이나리포트 칼럼)
작성일 : 2015-01-23       클릭 : 463     추천 : 0

작성자 베드로  
10년 전 드라마 '대장금'이 중국에 방영되었을 때, 그 반응은 실로 엄청났었다. 그 이전의 한국 드라마는 주로 일부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마니아 층이었다면, 대장금은 전 중국인이 모두 좋아하는 '국민드라마'처럼 됐다. 그러나 그동안 동방문화의 종주국이라고 자처해왔던 중국 지식인층에겐 전통과 현대를 잘 융합하여 창조해 낸 대장금은 실로 충격과 위기로 다가왔다. 그 결과, 중국은 공중파 방송에서 한국 드라마를 제한하면서 점차 한류의 영향력을 약화시켰다. 

그러나 인터넷 기술의 발달, 특별히 모바일 통신의 발전으로 중국의 시청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한국을 비롯한 외국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요우쿠, 투도우, 아이치이, PPTV 등과 같은 인터넷TV 등이 생기면서 한국이나 미국 드라마를 거의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공중파 방송을 통한 외국 드라마 규제정책은 점차 효력을 잃어가게 됐다. 오히려 인터넷 방송을 통해 입소문을 탄 드라마가 역으로 광고시장, 여행산업, 각종 산업분야 및 대중여론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결국 공중파 방송 역시 이러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별에서 온 그대'이다. 인터넷을 통해 소개된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류는 중국정부의 공중파 방송규제정책을 뚫고 제2의 한류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작년부터 인터넷에서도 외국 드라마에 대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기 시작했다. 

작년 11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2015년부터 인터넷에서 방영하려는 모든 외국 드라마는 일괄적으로 등록하고, 사전심의를 거쳐 통과한 후 방영할 수 있으며, 수입 드라마 수량도 엄격하게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주요내용을 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2015년 수입하여 방영하려는 외화는 2014년 인터넷에서 방영했던 국산 드라마의 30%로 제한되며, 수입하려는 나라도 특정국가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화해야 한다.

둘째, 조건에 부합하는 인터넷 방송이나 포털 사이트는 외화를 수입할 때, 내용이 건전하고 도덕을 고양시키는 것으로 선택해야 한다.

셋째, 외국과 거의 실시간으로 방영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2015년 인터넷에서 방송하려는 외화는 반드시 사전에 드라마 전체 또는 최소한 한 시리즈 단위로 자막 혹은 더빙을 한 후에 북경 광전총국에 제출하여 심의를 통과해서 허가증을 받아야만 방영할 수 있다. 

넷째, 2014년 9월 이전에 인터넷에서 방영한 외화는 2015년 4월 1일 이전에 등록을 마쳐야 한다. 등록하지 않으면 이 기간 이후에는 더 이상 방송할 수 없다. 만약 새로운 정책이 시행된 후에도 계속해서 사용하길 원하면 수입비율과 내용심판에 따라 연장여부를 판정한다.

위의 내용을 통해 볼 때, 수입 다변화를 통해서 현재 가장 많이 시청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 드라마의 영향력을 떨어뜨리고, 심지어 일부 드라마의 경우 아예 수입금지도 가능하게 됐다. 또한 실시간 상영을 막음으로 해서 드라마를 통해 여러 분야로 파급되는 영향력도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현재 각 지방마다 독자적으로 수입하여 방영하는 것을 사전심사를 위해 중앙으로 취합함으로써 매체물에 대한 통제력도 확보하게 됐다. 이러한 정책이 당국의 행정력과 자국 내 대중문화 종사자들을 보호하는 측면도 있으나, 신선하고 좀 더 재미있는 내용을 인터넷을 통하여 외국과 거의 동 시간대에 시청하고 있는 중국 시청자들에겐 답답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다시금 불법DVD 혹은 소프트웨어가 유통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단지 중국 시청자에게만 불편함을 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IT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이른바 '제2의 한류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 대중문화산업에도 또 다른 어려움을 가져올 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과거와 달리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전세계가 동시간대로 연결된 현재에서 중국의 다른 경쟁업체보다 보다 발 빠르게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하여 중국의 방송, 대중문화산업, IT업계에서 외국의 콘텐츠를 정당한 가격으로 지불하고 사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규제 정책이 시행된다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불법 콘텐츠가 다시 음성적으로 유포될 것이고 시청자들은 국내의 규제에 막혀 제때에 보지 못한 내용을 이러한 불법 매체로 이미 시청한 상태에서 중국 대중매체업체에서 과연 정당한 가격으로 콘텐츠를 구입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더욱이 지적재산권 보호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국에서 이러한 시간적 공백을 이용하여 외국의 콘텐츠를 베끼는 악습이 다시 횡행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파악하여 정부는 한중FTA라는 제도를 십분 활용하여 중국정부에게 자국의 문화 콘텐츠 보호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상대국의 문화 콘텐츠도 보호하는 것이 상호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끈질기게 설득하길 바란다. 또한 중국정부 역시 자국의 대중문화 산업을 보호하면서도 타국의 창작물도 보호하려는 글로벌 마인드를 가져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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