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스에 덴 중국, 메르스를 보는 시각(2015.6.12.디지털타임스, 차이나리포트) |
| 작성일 :
2015-06-11
클릭 :
410 추천 :
0
|
올해는 유난히 가뭄이 심하다. 마치 사막과도 같이 땅이 타 들어간다. 그래서일까 사막에서 유행되던 '중동호흡기 증후군(MERS)'이 한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이웃나라 중국에도 얼마 전 메르스에 걸린 한국인이 중국출장을 오는 바람에 홍콩을 비롯해 중국 전역이 발칵 뒤집혀졌다. 또한 오늘 뉴스에 의하면 한국에 여행 갔다 돌아온 대만 관광객이 메르스와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서 대만 역시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메르스로 인해 한국을 물론 이웃나라들까지 비상이다. 홍콩의 경우, 한국여행 홍색 경보령이 내려졌고, 중국대륙에선 공식적으로는 특별한 언급은 없지만, 각종 행사들이 연기 내지 취소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관광객들이 한국여행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한국인들이 보기엔 너무 과한 반응이 아닌가 하고 여길지 모르지만 과거 '사스(SARS)'가 몰고 온 무시무시한 경험을 겪은 중국인들을 이해한다면 중국인들의 이러한 반응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2003년 사스의 광풍이 중국을 몰아쳤을 때, 중국유학 중이었던 필자 역시 그 공포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2002년 11월, 중국 남부 광동성에서 최초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스는 다음 해 2004년 춘절기간 수많은 중국인들의 귀성행렬에 파묻혀 중국전역으로 급속히 전파됐다. 처음엔 사람들이 이 병이 어떤 건지도 모르고 앓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르자 '괴질'이라고 하면서 각종 괴질 이야기가 떠돌아 다녔다. 그러나 중국의 언론매체는 이 병에 대한 어떠한 보도도 없었고, 마치 평온한 일상이 지속되는 것처럼 보도하였다. 중국정부는 '시민들에게 사실을 알려봤자 아직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판단한 듯 했다. 당시 필자는 2004년 봄 학기 수업 중 동료들로부터 이미 괴질은 중국전역으로 번졌고, 수도인 북경만 해도 괴질환자가 60명에다 13명이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악했었다.
손바닥으로 결코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정보통제와 비밀주의로 일관하던 중국정부는 2003년 4월 18일 결국 대내외적으로 사스라는 괴질이 돌고 있다는 것을 공식인정하고, '사스 은폐를 중지하라'고 각 보건당국에 지시했다. 곧 이어 북경시장이 해임됐고, 위생부장도 사임했다. 그 동안 유언비어로 치부됐던 이야기들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자 전 국민은 공황상태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4월 말부터 중국 전역의 모든 학교 휴교령이 내렸고, 외국 주재원들은 밀물 빠지듯이 중국탈출을 본격화됐다. 그때부터 중국인들은 온통 '사스'이야기뿐이었다. 그리고 사스가 발생된 곳을 통제하는 노란색 띠를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준 전시상태였다. 마치 생화학무기로 폭탄 맞은 듯 했다.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고 고도 경제성장으로 한껏 부풀은 중국이 '사스'로 크게 휘청거렸다. 모든 것이 차단되자, 생필품 사재기가 기승을 부렸고, 사스환자 치료로 수많은 의료진(전체 사스환자의 22%)의 희생이 발생했다.
2003년 중국에 몰아 닥친 사스는 비단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나라들에게도 크나큰 공포와 피해를 가져왔다. 청결하기로 유명한 싱가포르 정부마저도 사스에 방역시스템이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바로 이웃나라인 한국정부만이 그 무시무시한 사스로부터 자국민들을 거의 완벽히 보호했다. 당시 필자의 동료와 지도교수는 한국정부의 뛰어난 방역대처 능력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13년의 세월이 흘렀다. 똑 같은 상황이 재연되었다. 이번에 주 무대가 중국이 아니라 한국이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13년 전의 그 완벽한 한국의 모습은 눈 뜨고 찾아볼 수 없다. 13년 전 중국당국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오히려 메르스에 걸린 한국인이 홍콩과 중국에 들어갔을 때, 중국당국의 대처모습에서 13년 전 한국을 보는 것 같다. 철저하고 집요하고 신속하게 전염병을 제압하고 한국정부에 숨기지 말고 정보를 공개하고 공조하자고 하는 중국정부의 자세를 보면서 착잡한 심정일 뿐이다.
오늘날 메르스 사태를 보면서 중국정부는 사스라는 뼈 아픈 경험을 교훈 삼아 철저한 방역시스템으로 탈바꿈한 반면, 한국정부는 자만심에 빠져 위생안보에 등한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위생안보 확립을 위해선 조그마한 틈새라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철저한 감시 시스템 구축은 물론 관과 민이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하는 열린 행정이 무엇보다도 절실할 것이다. 철저한 방역 시스템과 열린 행정으로 13년 전 중국인들이 칭찬했던 한국의 모습으로 하루속히 회복해 주길 바란다. |
|
|
덧글쓰기
|
|
|
|
| 광고성 글이나, 허위사실 유포, 비방글은 사전 동의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
|
|
|
|
|
| 이전글 |
|
베드로 |
15-06-26 |
344 |
|
| 다음글 |
|
베드로 |
15-05-24 |
412 |
|
|
| 묵상 영성 전례 |
옮긴글들 |
| 이경래 신부 칼럼 |
김영호 박사 칼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