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열린 중국 제18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8기 5중 전회)에서 통과된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제13차 5개년 규획 건의(13.5 규획)>가 11월 3일 공개됐다. 공산당 내 최고 지도자 집단인 중앙위원회가 매년 개최하는 전체회의는 2012년 11월 1중 전회에서 공산당과 중앙정부 주요인사가 결정됐고, 2013년 2중 전회에선 입법부에 해당하는 전국 인민정치협상회의 명단이 확정됐으며, 이어진 3중 대회에선 개혁에 대한 주요 법안들이 통과됐고, 지난해 열린 4중 전회에선 의법치국(依法治國)에 관한 현안들이 확정됐다. 그리고 올해 열린 5중 전회에선 시진핑 정부 향후 5개년 경제정책을 담은 13.5 규획이 확정됐다. 내년 3월 양회의 비준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사실상 5중 전회에서 향후 중국의 발전 청사진이 제시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13.5 규획>에 대한 여러 분석이 있지만, 제일 권위 있는 문건은 시진핑 주석의 '13.5 규획에 대한 설명(이하 설명)'이다. '설명'에 근거해 13.5 규획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반드시 완수해야 할 3가지 임무가 있다. 하나는 신창태(New Normal)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즉, 과거 고속성장에서 중고속 성장으로 바뀐 '속도변화', 과거 양적 성장 위주에서 양과 질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구조변화', 과거 자원소모 및 저임금 노동을 기반으로 하는 성장에서 새로운 창조적 모멘텀을 창출해야 하는 '성장동력의 변화'라는 3가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또 다른 하나는 새로운 발전이념의 수립과 추진이다. <13.5 규획>은 창조적 '혁신', 생태환경을 중시하는 '녹색', '협조', '개방', 그리고 발전의 열매를 다 함께 향유하는 '공향'이라는 5가지 발전이념을 제시했다.
세 번째 임무는 전면적인 소강사회(小康社會)의 실현이다. 원래 소강이란 논어 예기 편에 나오는 말로서 사회발전의 두 번째 단계다. 1단계는 먹는 문제가 해결되는 온포(溫飽)사회이고, 2단계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삶의 질이 보장된 소강사회이며, 마지막 단계는 모두가 평등하고 하나되는 대동(大同)사회다. 2020년까지 전면적인 소강사회를 실현시키기 위해 사회복지사업을 통한 빈곤인구의 해결, 생태환경개선을 통한 환경오염문제 해결, 그리고 각종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천명했다.
이러한 3가지 필수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13.5 규획>은 9가지 중점사항을 언급했다.
첫째, 신창태 시대에 접어든 중국경제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향후 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 6.5%를 견지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둘째, 호구제도 개선을 통해 2020년까지 도시화율을 약 60%로 높일 것이다. 현재 인구조사통계에 의하면 도시상주인구는 7억5000만명이고 이에 따른 도시화율은 이미 55%에 근접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7억5000만명 인구 중 2억5000만명이 농촌호구를 갖고 있는 농민공이다. 이들은 도시에 상주하고 있지만 농촌호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교육, 의료, 주택 및 각종 사회보장 서비스에서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 그래서 이들 농민공의 호구를 도시호구로 전환해 도시민과 동등한 사회보장을 누리게 하고, 노령화로 날로 부족해지고 있는 도시 노동력문제를 해결을 하고자 한다.
셋째, 국가표준 빈곤선 이하에 처한 농촌빈곤인구문제 해결을 목표로 했다. 작년 말 중국정부가 정한 연평균 농민 수입은 2800위안이다. 이 기준으로 볼 때, 현재 중국농촌인구 중 약 7000천만 명이 절대빈곤에 놓여있다. 2020년까지 연평균 농민수입을 4000위안으로 끌어 올리는 동시에 5000만 농민은 소득향상을 통해서,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히 노동력을 상실한 나머지 2000만 농민은 각종 사회보장정책을 통해 빈곤탈피 방안을 제시했다.
넷째, 장기적 국가산업과 경제발전을 위해 과학기술 영역에 국가역량을 집중해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향상시킬 것이다.
다섯째, 현대경제의 핵심인 금융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며, 특히 금융감독구조를 개혁함으로써 금융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여섯째, 에너지와 수자원의 효과적인 실행을 통해 자원과 생태환경오염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일곱 번째, 절대농지보전 및 경작지 순환 휴식제를 도입하여 생태환경과 농민수입보장을 위해 힘쓸 것이다.
여덟 번째, 환경오염을 극복하기 위하여 성급 이하에 환경보호감독기구를 설치해 지방정부의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 행태를 감시하고 시정할 것이다.
아홉 번째,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에 대처하기 위해 생육관념을 바꿀 것이다. 즉, 기존의 한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두 자녀 낳기를 장려할 것이다.
이상에서 간단히 살펴보았듯이, <13.5 규획>은 과거 저임금을 바탕으로 하는 제조업 중심의 수출위주 성장에서 소득증대로 소비가 경제를 이끄는 내수위주 성장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것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세계경제의 소비를 이끌어 왔던 미국과 서구 선진국이 불황에 빠진 오늘날 세계경제에 향후 중국이 세계경제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동안 중국을 서구 선진국 수출의 중간기지 정도로 여긴 한국경제계가 변화하고 있는 중국 내수시장 자체에 좀 더 주목하고 활발히 진출하기 위해서 이번에 발표된 <13.5 규획>의 내용을 다시금 꼼꼼히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