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래 신부 칼럼  
 

하느님의 아이콘, 하느님의 성사이신 예수 그리스도(2017년3월30일 설교)
작성일 : 2017-03-28       클릭 : 299     추천 : 0

작성자 베드로  

가해 사순4주간 목요일(30)

출애32:7-14 / 시편106:20-25 / 요한 5:31-47

 

 

하느님의 아이콘, 하느님의 성사이신 예수 그리스도

 

PC라고 부르는 퍼스널 컴퓨터는 초기에 DOS라는 영어 명령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콘(Icon)’이라는 그래픽을 통해서 보다 직관적이고 쉬운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사용자는 아이콘을 클릭해서 새로운 창을 열어서 작업을 합니다. 그런데 아이콘이라는 말은 우리 그리스도교 미술에서 아주 익숙한 용어입니다. 흔히 이콘성화라고도 불리는 아이콘은 예수님이나 성모 마리아 그리고 여러 성인의 모습을 그린 성미술로서 정교회의 대표적인 종교 미술입니다. 서방교회에서는 우리 성공회와 천주교가 이콘성화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서울 주교좌 성당 제단 뒤에 있는 성화도 이콘성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콘성화는 마치 유리창과 같아서 초월자이신 하느님이 이콘을 통해서 이 세상에 있는 당신 모습을 비추어 주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콘이라는 그림창을 마주하고 이 세상에는 우리 인간이, 그림 창 저 편에는 하느님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이콘미술을 신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바로 聖事(Sacrament)’입니다.

성사란 좁게 보면 세례나 성체와 같은 몇가지 눈에 보이는 교회의 전례적 행위를 통해 보이지 않으신 하느님의 신비와 맞닿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넓게 보면 우리의 모든 행위가 이러한 하느님과 연결되어 있다는신비를 설명하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유대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아버지의 음성을 들은 적도 없고 모습을 본 일도 없다……. 너희는 성서 속에 영원한 생명이 있는 것을 알고 파고 들거니와 그 성서는 바로 나를 증언하고 있다.”(요한 5:37, 39)

이 말씀은 예수님이야말로 들을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하느님을 우리에게 들려주시고 보여주시는 분, 다시 말해 하느님의 아이콘이자 성사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이처럼 시간과 공간이라는 구체적인 역사 안에 사셨던 예수님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들려주신 기쁜 소식을 들었으며, 그 사역을 본 것입니다.

그렇지만, 예수께서 아무리 아이콘으로 우리에게 당신을 보이셨다 하더라도 우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리는 절대로 예수님이라는 아이콘을 클릭해서 초월과 구원이라는 새로운 창을 열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께서 성사로서 우리 삶 안에 들어오셨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먹고 마시는 식사, 새로운 사람을 맞아들이는 환대, 사랑으로 맺어진 결혼, 심지어 죽음과 같은 우리의 모든 삶도 그저 그런 무의미한 일상의 연속 내지 이벤트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닫힌 마음에 대하여 예수께서는 이렇게 한탄하십니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왔지만 너희는 나를 받아 들이지 않는다.”(요한5:43)

그렇습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예수님을 영접할 때만이 우리의 일상은 그렇고 그런 차원이 아닌 거룩한 성사가 될 수 있으며, 마침내 예수님의 아이콘은 우리가 영원하신 하느님으로 건너갈 수 있는 구원의 창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구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세상에 살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저 세상의 신비를 미리 맛보고, 초월을 미리 체험할 수 있게 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사순절은 이제 고난주일을 얼마 남겨두고 있질 않습니다. 해마다 우리는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 상의 죽음 그리고 부활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은총의 도우심으로 닫힌 마음을 열고 주님을 영접한다면, 예수께서는 이 예식을 통하여 우리를 거룩하게 해 주시고 우리의 삶과 신앙에 새로운 창을 열어 주실 것입니다.

거룩하신 아이콘이시며 모든 성사의 근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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