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하루는 어떤 곳에서 기도를 하고 계셨다. 기도를 마치셨을 때 제자 하나가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준 것같이 저희에게도 기도를 가르쳐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가르쳐주셨다.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날마다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오니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 오늘의 묵상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오늘 복음은 우리 신앙인들이 자주 하는 주의기도 말씀입니다. 예배 때나 혹은 모임 때 주의기도를 하지만 너무 익숙해서인지 그 의미를 제대로 느끼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찬찬히 읽다가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라는 구절에 머물러 봤습니다. 하느님 아버지가 누군지, 그리고 그분의 나라가 어떤 곳인지 상상하면서 느껴봤습니다. 그때 제 귀에 ‘넬라 판타지아’ 노래가 들리는 듯했습니다. 그 노래 가사 중에서 “밤조차 어둡지 않은 밝은 세상, 모두가 정직하고 평화롭게 사는 세상, 따뜻한 바람이 친구처럼 불어오고, 자유로운 영혼”이 그려지고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에 큰 위로가 왔습니다. 그리고 주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런 나라가 어서 오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 기도를 마치고 눈을 떠 보니, 여전히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는 기도에서 환상 중에 보고, 들리고, 느꼈던 곳과 너무도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서 기도를 마치시고 산에서 내려오셨을 때도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고 당신의 길을 가셨습니다. 저 역시 오늘도 그 길을 따라 걸어가리라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