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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우리 성공회 전통적인 주교선출 제도를 지켜야 하는 이유
작성일 : 2014-02-19       클릭 : 1221     추천 : 0

작성자 홀리로드  

본글은 성사모 카페에 어느 신부님이 올리신 글을 옮겨온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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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성공회 전통적인 주교선출 제도를 지켜야 하는 이유


대전교구 교구장 후보를 1년이 넘도록 선출하지 못한 데 대해서 대전교구 사제의 한 사람으로서 깊이 머리 숙여 용서를 빕니다. 예수님의 제자로서 섬김의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거룩한 사역을 잘 감당하지 못해서 이러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생각하고 통회하는 마음으로 근신하며 조용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대한성공회 관구법은 초대교회로부터 이어오는 전통을 이어받아 기도하는 가운데 교구장 후보를 선출하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거룩한 아버지들(church fathers)인 원로들 모임에서 기도하는 가운데 원로대표를 뽑았는데, 원로대표가 지금의 주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여 교황 선출방식인 콘클라베(Conclave)에도 이 정신이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우리 관구법은 후보선언 없이, 캠페인 없이, 지지선언 없이’(no-candidate, no-campaign, no-assist) 기도하는 가운데 뽑도록 되어 있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욕심 없이 뽑았기 때문에 신자들이 거룩한 선출이라고 하였고, 일반 사회에서도 이렇게 선출된 주교를 존경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제 7대 대전교구장 주교후보 선출함에 있어 관구법을 훼손하는 일들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후보선언을 하고 지지자들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상대방을 비난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어떤 주교 후보를 뽑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도하는 가운데 교구장 후보를 선출하는 제도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래와 같은 이유 때문에 저는 기도하고 있습니다. 교우들께서도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종교가 사회를 걱정하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사회가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교회가 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은 말없이 사랑을 실천하는 일기도하는 가운데 교구 대표를 선출하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이 아름다운 제도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2. 주교후보를 선출하기 어렵다고 해서 시류에서 행하는 방법을 따른다는 것은 교회를 혼탁하게 만들 우려가 있습니다. 후보선언을 하고 선거운동을 하면 자연스럽게 상대를 비난하고, 모함하게 됩니다. 더 나가서는 금권선거를 하게 됩니다. 그 부작용이 감리고 감독선거에서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감리교는 후보등록제를 택하고 있어 선거과열, 금권선거 문제가 선거 때 마다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여러 해 동안 감독 무효소송, 감독직무 정지 가처분신청 등을 내어 사회 법정에서 심판을 몇 차례 받게 되었습니다. 감리교는 감독 후보등록 선거제도 때문에 그 부정적인 요인으로 인하여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감리교뿐만 아니라 장로교를 비롯한 다른 교단에서도 총회장 선출 때마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되어 사람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후보 선언제를 허락한다면 우리 성공회에도 선거과열, 금권선거, 상대비방 등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3, 우리사회의 혼탁한 선거제도에서 대표를 뽑기 때문에 대통령, 시장, 지자체장으로 당선이 되어도 대표들을 존경하지 않는 경향을 보게 됩니다. 교회까지 시류에서 통행되는 선거방식을 도입한다면 교회마저 세속화되어 앞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교회가 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아름다운 주보후보 선출제도가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은 어떤 주교를 뽑느냐는 것보다 전통을 이어오는 법규를 잘 지켜 거룩한 선택이 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성공회를 사랑하는 교우들은 이 정신을 지키기를 위해 함께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청주수동교회 관할사제 윤 정현 그레고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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