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신앙 나눔  
 

대전교구 공동설교 - 가해 연중 18주일 - 오재광(디모데오) 부제
작성일 : 2014-08-04       클릭 : 1309     추천 : 0

작성자 홀리로드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마태 14:13-21)
오재광 디모데오 부제 / 전주교회
 
 
 
그리스도를 신앙하는 사람에게 있어 진실이라는 것은 자기를 하느님의 눈에 비춰보고 자신의 됨됨이를 깨닫는 것입니다. 과거에 실수나 잘못은 걸려 넘어지게 하는 돌부리요 숨기고 싶은 허물이었습니다. 본 모습을 대면하기에 이른 지금은 실수나 잘못은 자신을 낮아지게 할 뿐만 아니라 온유하게 만드는 도구입니다. 스스로 에사오에게 ‘당신의 종’이라고 칭하는 야곱을 보면, 각자가 지녔던 어둠이 맞부딪쳐 험악한 세월을 보내게도 만들지만, 그것을 통해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산 사람인지를 아는 사람으로 빚어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삶을 통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우쳐야지 타인의 눈에 의해 강제적으로 민낯이 밝혀지는 것은 힘이 없습니다. 타인에 의해 드러난 자기모습에 대해 변호하고 합리화를 할 뿐 자신이 만든 운명의 수레바퀴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도바울은 ‘어떻게 하면 동족들이 자신의 신분을 회복할 수 있을까?’ 매우 안타까워하며 번민에 가득 차 있습니다. 선조들의 소중한 유산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눈에 가려 자기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알아보지 못하는 동족들을 위해서라면 저주를 받아도 좋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는 자신이 과거에 가졌던 어둠을 통해 그리스도를 발견했듯이 동족들도 그들의 어둠을 통해 그리스도에게 갈 수 있길 간절히 원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과연 내 삶을 통해 발견한 진실한 ‘나’이자 그리스도를 나누고 있는지 질문을 해야 합니다. 저마다 아픔과 분노, 걱정이 있지만 그것을 꺼내놓지 못하고 언제나 페르소나만 보일 뿐 진실이 없습니다. 마치 자신의 모습을 보이면 패배라도 한 듯이 타인의 민낯이 드러나면 승리라도 거둔 듯이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조차 자신의 모습과 처지에 진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먼저 우리는 밤새워가며 그 답을 찾기 위해 끙끙거렸던 야곱마냥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합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는 그 분의 질문에 나를 통째로 보여주는 ‘제 이름은 야곱입니다.’ 라고 대답해야 합니다. 그게 오늘 주님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네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 그것을 내놓아라.’고 했을 때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내놓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말입니다.
 
그게 오늘 복음에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입니다. “우리에게 지금 있는 것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입니다.” 이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서 세상의 가치에 치여 그리스도의 빛을 찾으러 온 사람들을 돌려보낼 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사실 우리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야곱처럼 밤새워가며 애쓰지 않고 쉽게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마을로 가서 알아서 배고픔을 해결하라고 등 떠밀고 있습니다. 세상적인 모든 방법을 동원해 문제를 풀려하고 있지만 역시 우리들이 가진 어둠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입니다. 이것저것 안 해본 것이 없습니다.
 
아직 더 우리의 힘으로 해 볼 것이 남아 있습니까? 이제 더 이상 우리가 해 볼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우리가 가진 각자의 문제들을 그 분께 나가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것 밖에는 남아있는 것이 없습니다. 나의 문제가 풀리지 않는 이상 우리의 문제는 풀리지 않습니다. 축성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예수께 받아들지 않는 한 그리스도를 쫓아 외딴 곳에 이른 내 안팎의 수 많은 사람들에게 생명의 빵을 나눠줄 수 없습니다. 마을로 내려가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 감사성찬례가 서로가 예수께 받은 축성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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