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구 공동설교 - 가해 사순4주일 - 노기보(니콜라)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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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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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먼 봉사와 눈 뜬 봉사” (요한 9:1-41) 노기보(니콜라) 신부 / 김제교회 오늘 복음말씀은 나면서부터 선천적으로 눈이 먼 사람을 고치신 예수님의 치유사역에 관한 말씀입니다. 예수께서 길을 가시다가 태어나면서 눈먼 소경을 만났는데 제자들이 대뜸 ‘태어나면서 소경된 자가 누구의 죄 때문이냐’고 질문을 합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출애굽기 20:5,34:7. 민수기14:18 절에 ‘선조의 죄를 그 후손 2,4대에 이르기까지 묻겠다’는 말씀에 근거해서 신생아들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면 선조나 부모의 죄가 유전되어 생기는 죄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그를 죄인으로 낙인을 찍었던 것입니다. 이에 예수께서는 ‘자기의 죄도 아니고 부모의 죄 탓도 아닌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답합니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연약한 아이에게 당연히 있어야 할 연민과 배려의 마음보다는 회복하기 어려운 죄인으로 낙인을 찍는 당시 사람들의 무자비한 마음을 향한 예수님의 질책 섞인 답변입니다. 아무리 선천적인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더라도 하느님의 자비에 의해, 이웃의 관심과 배려, 섬김, 희생을 통하여 자유스럽고 평등하며 행복한 존재로 성장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놀라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안식일에 사람들의 관심, 배려, 섬김, 희생, 나눔을 대신하여 이 소경의 눈을 뜨게 해줍니다. 이것을 바라본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이러한 예수님의 사역을 부정합니다. 율법에서 죄인으로 판결한 소경의 눈을 뜨게 한 것은 하느님의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것의 증거로서 안식일에 일하지 말라는 율법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바로 눈 앞에서 눈을 뜬 기적이 벌어졌는데도 그 분명한 사실을 부인하고 자신들의 율법만을 내세워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왜곡하여 하느님의 뜻을 거꾸로 뒤집어 놓습니다. 약하고 힘든 지경에 처한 사람을 향한 하느님의 자비와 연민보다는 자기네 특권적 위치와 권력을 지켜줄 율법을 당위처럼 내세운 것입니다. 이러한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향해 예수님은 눈뜬 봉사라고 말씀합니다. 눈이 먼 소경의 눈을 뜨게 하여 자유롭게 하고 그를 죄의 사슬에서 벗어나게 하여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회복시킨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이러한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자비를 왜곡하여 사람을 억압하고 심판하는 율법만을 내세워서 자신들의 권위를 지키려고 하는 것은 진리에 눈먼 짓이라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은 보는 사람과 못 보는 사람을 가려, 못 보는 사람은 보게 하고 보는 사람은 눈멀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못 보는 사람들, 즉 자비가 필요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게 하고 보는 사람들, 즉 자신의 권력에 눈이 멀고 하느님의 말씀을 바로 이해하지 못해 하느님의 뜻을 분별하지 못하고 왜곡하는 사람들에게 지혜롭다는 그들의 눈을 멀게 하여 하느님의 뜻에 눈을 뜰 수 있도록 세상에 오셨다는 것입니다. 눈먼 사람이면 차라리 죄가 없을 텐데 오히려 지금 눈이 잘 보인다고 오히려 우기고 있으니 우리의 죄가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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