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센터에서 근무하는 성공회 신부가 발간한 시집 수익금 전액을 노숙인들의 귀농, 귀어촌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수원 다시서기 노숙인 종합지원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대술 신부(54)는 18일 시집 ‘바다의 푸른 눈동자’(시와 문화, 1만원)를 발간했다.
김 신부는 “도시에서 각종 시혜적인 혜택을 누리는 노숙인들을 위한 자원연계는 어느정도 모양을 갖추었지만 아직도 모자람을 느낀다”며 “도시에서 경쟁이 되지 않는 삶을 노숙인들이 적응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상황임을 가슴속 깊이 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노숙인들의 장기적인 자활과 자립을 위한 대안으로 시집을 발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2007년부터 강원 모처에 귀농 노숙인 8명이 정착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내년부터는 전국의 농촌과 어촌의 노동을 할 수 있는 곳에 노숙인들을 보낼 계획”이라며 “많은 시행착오로 실패한 결과 초기 정착을 위한 충분한 자금이 필요하고, 현지에 전셋집이라도 마련해야 정착율이 높기에 특별한 사업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저와 수원 다시서기 노숙인 종합지원센터 직원들이 힘들게 노숙인들의 삶을 아파하고, 그들의 아프고 굴곡진 개인의 역사에 개입을 하는 이유는 그들의 삶과 저희들의 삶이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신부는 “시인들이 시를 출판해도 팔리지 않는 시대”라며 “그래서 저는 이번 시집을 지인들에게 강매해 10권, 20권, 50권을 넘어 천만송이의 꽃송이처럼 천만권의 시집을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1999년 성공회 사제 서품을 받은 김 신부는 고 남양주 외국인근로자, 위기 가족단위 쉼터, 나눔의 집 등을 거쳐 2007년부터 수원 노숙인센터에서 노숙인 관련 일을 하고 있다. 2011년 <시와 문화> 신인상으로 등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