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39개조(The 39 articles) 제 28조는 성찬에 대하여 이렇게 규정합니다. “주님의 만찬은 그리스도인들이 다른 사람과 함께 이루어야 할 사랑의 표시일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한 우리의 구원에 관한 성사이다. 그러므로 올바르고, 합당하게, 또한 믿음을 가지고 우리가 떼는 빵을 영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을 나누어 먹는 것이고, 마찬가지로 축복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를 나누어 먹는 것이다....” 4세기말 예루살렘의 주교 학자 키릴은 이렇게 가르쳤습니다.“성체를 영할 때에는.. 마치 황제를 맞이하듯이 성체를 받고, ‘그리스도의 몸’ 하고 사제가 말하면 ‘아멘’ 하고 대답한다.”
1. 신자들은 차례대로 줄을 지어 나오며 성체를 공경하는 마음을 깊은 절로 예를 표하고 십자성호로써 성체와 보혈을 받을 마음의 준비를 표합니다.
2. 성체를 배분하는 사제 앞에서 오른손 바닥 위에 왼손을 겹쳐서 내밀고 사제가 “그리스도의 성체”라고 말할 때에 분명한 목소리로 “아멘”으로 응답하며 성체를 받습니다. “아멘”은 주님의 현존에 대한 믿음의 고백이므로 침묵이나 중얼거림 대신 크고 기쁘게 표현되어야 합니다.
3. 그리고 옆으로 이동하여 보혈이 담긴 성작 앞에서 조심스럽게 오른손으로 성체를 집고, “그리스도의 보혈”이라고 말할 때에 역시 또렷한 목소리로 “아멘”하고 응답합니다. 영성체는 형식이나 미신이 아니라 믿음으로 행하는 성사이므로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과 현존에 대한 믿음을 아멘으로 고백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천천히 성체를 성작 안의 보혈에 적셔 입으로 가져가 모십니다. 이 때 보혈에 적신 성체를 급하게 들어 올리면 보혈이 바닥에 떨어질 수 있으므로 성작 안쪽에 잠시 대었다가 들거나, 방울지지 않도록 천천히 들어 올려 영해야 합니다.
4. 자리로 돌아와 잠시 마음 속으로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시간을 가진 후 다함께 영성체 후 기도를 바칩니다.
※ 이와 같이 성체를 보혈에 적셔서 영하는 방법 대신에 두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는 보혈에 적신 성체를 사제로부터 직접 입으로 받아 모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원하면 성체를 먼저 영하고 보혈을 직접 성작에 입을 대고 영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은 이 방법이 본래 원형에 가깝고 성사의 의미를 더 잘 살릴 수 있어서 도리어 권장되는 방법입니다. 흔히 할 수 있는 위생상의 염려는 실제 의학적으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다른 교우의 염려를 위해 배려하는 마음도 선하다고 여겨지는 바, 각자 어떤 건강상의 사정이 있을 때는 적셔서 영하는 방법으로 하시고, 직접 마실 분들은 되도록 나중 순서로 참여하시면 어떨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