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기도서 766쪽 이하의 [신앙의 개요]는 신경의 주석으로서 올바른 교리 이해에 필요한 요점을 제시해줍니다. [전례와 교리]란을 통해 이 개요를 간략한 해설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제1장 인간 문1) 우리는 본래 어떤 존재입니까? 답) 우리는 하느님의 형상을 따라 만들어진 창조물의 일부입니다.
문2) 우리가 하느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답) 우리는 사랑하고 창작하며 사고하는 일에 있어서, 그리고 하느님과 다른 모든 피조물들과 관계를 유지하며 사는 일에 있어서 자유로운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해설] 우리는 누구인가? 이 가장 중요한 물음에 이름이나 성별, 직업, 직책은 깊은 대답이 되지 못합니다. 신앙적인 답은 우리가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지으신 피조물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을 아름답게 지으시고 마지막으로 인간을 만드시되 하느님의 형상대로 귀하게 지으셨습니다(창세기 1:27이하). 그리하여 거울이 우리 형상을 그대로 비추어 주는 것처럼, 우리 인간은 하느님의 형상을 비추어 줍니다. 이 때 형상은 외형적인 모습이 아니라 영적인 성품과 능력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생각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으며 또 무엇인가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지닙니다. 하느님과 하느님께서 만드신 이 세상,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 것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며 우리는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자유로운 선택의 능력은 양면성을 지닙니다. 피조물로서 우리 인간은 연약하고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하느님을 깊이 신뢰하고 의지하여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한계 없는 신처럼 되려는 욕망으로 피조물로서 맺은 관계들을 깨뜨리며 우리에게 주어진 창조성을 오용하고 허락된 자유를 남용할 때 문제가 생깁니다. 이어지는 문답은 이런 점들을 살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