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던 소녀와 사별하고 성직자가 된 치셤은 중국의 오지로 부임하여 무지와 질병과 싸우며 30여년의 긴 세월을 바친다. '천국의 열쇠'는 안셀모 밀리 같은 출세주의자의 것이 아닌, 치셤 신부와 탈록의사 같은 헌신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자의 것임을 이야기한다.
<일부 발췌> 챠 씨의 기정을 조용한 기관소리를 내며 부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가마에서 내리는 순간, 정말 작별의 시간의 왔구나 하고 그는 생각했다. 모두 그를 둘러싸고 제각기 작별인사를 하고 있었다. 두사람의 젊은 사제들, 주신부, 원장 메시 메리, 말따, 챠 씨, 요수에, 모두들 나와 있었다. 여자 신자들 가운데는 무릎을 꿇고 눈물로 그의 손에 입을 맞추는 사람까지도 있었다. 그는 무슨 말이든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말이 꽉 막혀 제대로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정신없이 그는 작은 배에 올랐다. 그러자, 미리 준비하고 있었는지 신호가 울리며 그가 가장 좋아하는 찬미가 '성신이여 임하소서'을 아이들 성가대가 부르기 시작했다. 이 찬미가는 피날레를 장식하기 위해 아껴두었던 것이다.
'성신이여 임하시어 고마운 비로 메마른 우리의 마음을 젖게 하소서'
9세기에 샬먀뉴 황제에 의해 씌여진 고귀한 어휘이며 찬미가인 이 노래를 그는 아주 옛날부터 좋아했었다. 부둣가에 서 있던 사람들은 모두 합창을 시작했다.
'성신이여 임하시어 연약한 우리마음을 성우로 도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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