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래 신부 칼럼  
 

천진대외경제무역학원에서 일하게 되다(2010년7월7일)
작성일 : 2013-01-13       클릭 : 914     추천 : 0

작성자 베드로  
엊그제 학교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왔다. 계약서가 완성되었으니 학교에 와서 정식으로 서명하자는 내용이었다. 학교와 관계를 맺은지 1달 반만에 일이 성사되었다.

지난 3월1일 이곳에 온 후, 어학센터에서 중국어를 배우면서 한편으론 현지상황도 알아보며 장기간 안정된 신분으로 있을 곳을 찾았다. 여기 오기 전에 홍콩의 건화기금회를 통해 천진어학센터에 왔을 때만 하더라도 건화기금회가 모든 일을 안배해주는 줄 알았는데, 와서보니 기금회가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간단한 정도이고-적어도 내 입장에선- 중요한 일은 본인이 직접 개척해 나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건화기금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회원은 서양사람들이라서 언어적으로나, 외모적으로나, 문화나 사고방식으로나 중국에 금방 적응하기가 어렵고 그런 의미에서 아주 간단한 일이라도 일을 대행해 줄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다가 대부분의 서양회원들이 단지 모국어인 영어이외에 특별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이 없어서 대부분 임시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 직업비자를 얻지 못하고 어학센터에서 공부하면서 학생비자로 지내고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무신론 사상을 공식으로 천명하는 중국입장에서 볼 때,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정식교원으로 채용하기 보다는 임시직으로 채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중국이 개혁개방을 한지 30년이 지난 오늘, 연안지방의 대도시같은 곳에는 서양사람들이 많아서 중국입장에서 볼 때, 그리 아쉬울 것이 없는 듯 하다. 마치 현재 중국의 산업상황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다시말해, 예전엔 자국의 자본과 기술이 부족했을 때에는, 외국인이라면 무조건 환영이었지만, 지금은 자체의 자본과 기술력이 어느정도 갖춰져서, 외국인도 선별적으로 대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에서 ‘기쁜소식’을 전하는 것도 시대에 맞는 전략일 필요할 것이다. 열정과 신앙의 바탕위에서 지식과 기술을 갖춰야 할 것이다.

7월 7일 나는 부학장과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부학장은 나에게 “이제 우리는 한 가족이 되었으니 학교의 발전을 위하여 함께 오랜기간 동안 합작하자”고 하였다. 여기서 잠시 내가 일할 학교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중국은 대도시마다 대외경제무역을 전문으로 양성하는 고등교육기관을 갖고 있다. 북경에는 대외경제무역대학이라는 4년제 대학이 있고, 천진에는 이와 유사한 천진대외경제무역학원이라는 3년제 전문대학이 있다. 내 생각에는 현재 천진이 한국의 인천과 같이 수도로 가는 길목과 같은 항구도시이며 산업도시라서, 장차 이곳도 북경과 같은 4년제 대학으로 발전시킬 것 같다. 특별히 이곳 천진에는 미국의 보잉사와 함께 세계 항공기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유럽의 유로버스사와 같은 초대형 공장을 비롯해 수많은 외국기업이 있고, 한국기업만 해도 삼성전자를 비롯해서 한국기업이 몇백개나 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이곳 대학은 2년전에 한국어과를 개설해서 올해는 입학정원을 1.5배 더 늘린다고 한다.



지난 5월중순부터 시간강사로 이곳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 중 집안 형편이 넉넉한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평범하거나 아니면 부모가 농민인 서민자제들도 꽤 있다. 물론 내가 예전에 유학했던 남경대학과 같은 명문대학교와 비교해 보면 여러가지 면에서 부족한 면이 많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순박하고 소박한 꿈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졸업 후, 한국기업이나 한국에서 유학을 하고 싶어한다.

학기말 고사기간이다. 그리고 곧 방학이 되면 학생들은 자기들의 고향으로 떠날 것이다. 천진이라는 도시, 대외경제무역학원이라는 학교, 그리고 학생들. 주님께서 나를 이곳으로 부르시고 인연을 맺어주신 것이 무엇일까? 나는 이를 통해서 어떻게 주님께 영광을 드릴까? 그리고 주님은 이 중국땅과 더 나아가 이북에 어떻게 당신의 계획을 이루실 건가? 등등. 기도하면서 많은 질문을 던져 보지만 주님은 침묵속에서 하나씩 이끌어주시는 것 같다. 마치 한밤중에 차가 목적지를 향해 달려갈 때 운전자는 헤드라이트에 의지해서 바로 앞에 보이는 전방만 주시하고 달리듯이, 나 역시 그러한 것 같다.

이제 시작이다. 주님께 감사드리고 함께 기도하고 힘이 되어준 주님안의 벗들께 감사드린다. 주님께선 우리를 통해 당신의 계획을 이루시길 간구하며 이 길을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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