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전 오늘, 권력에 눈이 먼 악한 무리가 시민에게 총을 겨누어 억울한 희생자가 발생했던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5?18민주화운동입니다. 당시 희생된 시민들과 그곳에 투입된 군인들 모두 잘못된 지도자를 만난 피해자들입니다. 32일 전 남해 앞바다에서는 세월호가 침몰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구조된 인원보다 희생되고 실종된 인원이 많고, 아직도 실종된 인원이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상당한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는 하나의 실수가 아니라 여러 가지 원인이 합쳐져 일어난 인재입니다. 분명 원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자신의 역할을 소홀히 한 책임자들의 문제일 것입니다.
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 중 하나는 책임감이 아닐까 묵상해 보았습니다. 자신이 맡은 일과 자신을 통해 움직이는 수하에 대한 책임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 책임의 본질은 자신의 일과 자신의 수하를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어렵게 설명하시지 않습니다. ‘걱정하지 말라, 믿어라’ 이 두 가지를 요구하셨습니다. 그리고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다 내가 이루어 주겠다고 약속하고 계십니다. 어린아이도 알아들을 수 있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 고백하자면 사제인 저 역시 걱정하고, 믿지 못했던 순간이 있습니다. 지난 몇 달간 기존의 성당으로 사용했던 공간을 비워달라는 건물주의 통보를 받았습니다. 새로운 장소로 이동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회의를 통해 전세와 접근이 용이한 장소를 물색해보았으나 쉽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교인들의 지쳐가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저 역시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분명 주님께서 예비해놓은 장소가 있는데 왜 보여주시지를 않으시는지 묵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주님께 온전히 맡기지 못하고 걱정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믿지 못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왜 걱정하고 왜 믿지 못하느냐. 내 이름으로 구하면 내가 다 들어주겠다. 주님은 계속해서 말씀하셨지만 닫쳐진 귀로는 듣지 못했던 것입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교인들과 함께 온전히 주님께 맡기자고 고백하였습니다. 고백한 날 바로 연락이 왔고 이제 성당 이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세 건물이 아닌 매입으로 축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맡기자 더 좋은 것으로 채워주시는 주님이십니다. 혹시 지금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걱정 말고 믿으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다 이루어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