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은 아파서 못갔고, 나는 유빈이를 데리고 아침 8시까지 센터에 갔다. 센터에는 텐트와 침낭이 있어서 버스에 실고 8시30분에 떠났다. 3시간 정도 북쪽으로 달려서 천진과 하북성의 경계지점인 황야관 장성에 도착했다.
점심을 갖고 간 도시락으로 먹고 장성을 가로질러 하북성 농촌마을로 내려가서 촌민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양사람들이 대부분인 우리일행을 보고 다들 신기해 하였다.

저녁에 침낭과 텐트를 갖고 장성 성곽에 올라갔다. 나는 유빈이 짐까지 챙겨갔고 오르느라 애를 먹었다. 저녁은 컵라면으로 해결하고 잠은 3개 성곽에 나누어서 잤다. 유빈이는 야영을 처음 접해서 인지 몹시 흥분되어 제대로 잠을 자질 못하였다. 옆 텐트에 한 살 어린 미국여자아이와 렌턴 갖고 한참 놀다가 간신히 양쪽 부모의 설득(!)으로 잠이 들었다. 새벽에 바람에 텐트입구가 펄럭거리고 새소리에 잠을 깼다. 그래도 공기가 신선해서 그런지 피곤하진 않았다. 텐트를 걷고 장성 밑으로 갖고 내려와서 차에 넣은 다음, 마침내 장성을 따라 걷기가 시작되었다. 차는 우리가 내릴 장소로 떠났고 우리는 장성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걸었다. 어떤 곳은 사진에 나와 있는 것처럼 계단도 있고 폭도 넓었지만 어떤 곳은 아주 옛날에 만들어 놓은 것이라서 성벽도 한쪽만 있고, 계단도 자연돌로 울퉁불통하게 되어있어서 조심해서 내려가고 올라가야 했다. 유빈이가 힘들다고 하면서도 잘 걸어줘서 다행이다.

모택동이 장성에 오르지 못하면 남자라 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는데, 잠깐 맛보기만 했지만 이 높은 곳을 그렇게 길게 쌓은 사람들의 인내와 고통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인생도 마치 장성의 길처럼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성을 걷다보니 인생의 길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려와서 근처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오후 4시 경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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